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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 - 금도끼

오마갓 2017. 7. 24. 14:54

금도끼


나무꾼 한 사람이 연못가에서 큰 나무를 베다가 번쩍 든 도끼를 놓쳐서 그

도끼가 연못물 속에 풍덩 들어가 버렸습니다. 한없이 깊은 연못 속에 들어

갔으니까 다시 찾을 생각도 못하고 나무꾼은 그냥 연못가에 쓰러져서 탄식

을 하고 있노라니까 어여쁜 물귀신이 나와서 무엇 때문에 탄식을 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래 도끼 잃어버린 말을 하니까,

“염려 말게, 내가 찾아다 줌세.”

하고, 물속으로 들어가더니 한참 만에 번쩍번쩍하는 좋은 금도끼를 가지고

나와서,

“네게 이것이냐?”

고, 물으므로 나무꾼은 정직하게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들어

가더니 한참 만에 이번에는 좋은 은도끼를 들고 나와서 이것이냐고 물었으

므로 또,

“그것도 아니올시다.”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세 번째 또 들어가더니 한참 만에 이번에는 보통 쇠

도끼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나무꾼은 그제야,

“예예, 그것이 제 것이올시다.”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물귀신은 나무꾼의 마음이 정직한 것을 기특히 여기

고, 그 금도끼 은도끼까지 모두 내주었습니다.

마음 정직한 나무꾼이 은도끼 금도끼를 얻어서 수가 난 것을 보고 샘 잘

내는 친구 한 놈이 그 길로 자기 집 도끼를 들고 연못가로 뛰어가서 일부러

도끼를 연못물 속에 던져 넣었습니다.

이번에도 물귀신이 나와서 도끼를 잃어버렸단 말을 듣고 다시 들어가더니,

번쩍번쩍하고 좋은 금도끼를 들고 나와서,

“네게 이것이냐?”

하였습니다.

“예, 그것이 제 것이올시다.”

하고, 두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어여쁜 물귀신은 눈을 크게 뜨고,

“예끼 못된 놈.”

하고 금도끼를 주지도 않고 그냥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가지

고 갔던 도끼만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ㅡ≪어린이≫ 2권2호(1924년 2월호).

방정환 ( 1899-11-09 ~ 1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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